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프랑수아즈 사강)

끝나지않는 건 절대 없어라는 문장이 노래로도 책으로도 단순한 하나의 문장으로 자주 활용하는 걸 쉽게 볼 있습니다. 맞는 말인데, 다른 한편으론 이 세상에 끝나지않는 게 없습니다.는 게 씁쓸하게 다가옵니다. 사람도 언젠가는 죽어 사라지고, 어떤 물건도 언젠가는 먼지로 사라지는데, 사람 간에 느끼는 감정도 언젠가는 희미해지고 사라진다는 몸으로 깨닫는 진실은 세월이 가면 자연스레 받아들이게 되는 단순한 사실이 되어가는 거 아닐까. 그럼, 끝나지않는 건 없지만 사라진 이후에 무엇이 계속 존재할 수 있게 해주는 걸까? 부부간의 사랑도 3년이 지나면 희미지해지고 정으로 산다는 말은 많이 들었다.

정이 사랑보다. 오래 살아남고 오래 진하게 마음에 남아있는 걸까? 연관된 질문을 던져봐도 다가올 답변엔 직접 경험을 해봐야, 알 수 있다는 다소 김 빠진 말들이었다.

폴의 일상을 따라가 보시면 로제가 참 불손한 남자로구나 싶고, 저런 남자와 왜 여전히 관계를 유지하는가 싶은 마음이 절로 든다. 그래도 뭔가 이유가 있으니까 만나는 것일 태니 계속 읽어나간다. 이때 자신에게 반한 14살 연하의 꽃미남 시몽이 등장합니다. 상황이 이쯤 되면 한눈팔아도 욕할 사람이 없을 정도 같고, 스스로가 납득할만한 만남도 되지 않을까. 이 시몽이라는 연하남이 보통 잘 하는 게 아닙니다. 뭐든 시키면 할 준비가 된 충견 같은 사람입니다.

저자 프랑수아즈 사강

프랑수아즈 사강은 프랑스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입니다. 본명은 프랑수아즈 쿠아레Francoise Quoirez이며, 마르셀 프루스트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등장하는 인물의 이름 사강을 필명으로 채택했습니다. 19세에 발표한 장편소설 슬픔이여 안녕으로 베스트셀러 작가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 작품으로 1954년 프랑스 문학비평상을 수상했습니다. 이후 어떤 미소, 한 달 후, 일 년 후,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신기한 구름, 뜨거운 연애 등 여러가지 작품을 발표했습니다.

사강의 작품들은 냉정하고 담담한 시선으로 인간의 고독과 사랑의 본질을 그려냈습니다. 그녀의 작품은 유쾌한 감성과 세련된 심리묘사로 인해 전 세계 독자들에게 오랜 기간 사랑받았습니다. 하지만 사강은 자유분방한 생활로도 유명했었으며, 두 번의 결혼과 이혼, 도박, 자동차 경주, 약물 중독 등으로 사강 스캔들이라는 말을 낳았습니다.

내 생각 2

지극 정성인 시몽의 태도에도 폴은 왜 자꾸 로제를 생각하는 걸까. 로제가 폴에게 하는 행동을 보시면 마치 어장관리 하거나 혹은 폴을 보험용 여자로 취급하듯 하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로제가 외도를 많이 해도 이미 안정된 사람이고, 시몽이 아무리 자신에게 잘해주시기 바랍니다도 뭔가 계속 찝찝하고 익숙하지가 않아 마음이 쉽게 가지 않습니다. 내 머릿속엔 폴이 시몽과 함께하며 그의 손에 뛰고 있는 맥박을 보며 눈물 흘리던 모습이 생생히 기억나는 듯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을 제대로 본 것 이라고 표현했다.

내 생각3

사강과의 인터뷰에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애정을 믿으세요? 농담하세요? 제가 믿는 건 열정뿐입니다. 이런 작가의 성향만 보더라도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게 폴의 로제에 대한 지고지순한 사랑이 아니라 믿을 수 없는 게 인간의 사랑이라는 것이라는 걸 알 있습니다. 그리고 서평엔 성격이 곧 팔자다 라는 셰이스피어의 경구가 나옵니다. 나는 폴을 보며 자신을 망가뜨리는 무언가에 중독된 사람으로 해석했지만, 이런 관점에서 보시면 또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여기 세 인물 모두 성격이 팔자인 사람들입니다. 폴을 좋아하면서도 다른 여자를 계속 만나야만 하는 유쾌한 영혼인 로제, 일하기 싫어하면서도 폴에겐 기대고 싶은 성격의 시몽. 연하와의 사랑이 불안하여 결국 안정된 사람과 만나야하는 폴. 그들 성격이 달랐다면 스토리도 완전 바뀌었을 것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